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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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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이 결혼을 했다. 어쩐지 문화적 소양이 틀린다 했더니, 그녀는 양친과 친척들, 다 있는 평범한 집안 아이였다. 그리고, 남편은 미국이 베이스인 듯. 그래서 그녀는 그렇게도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었구나 싶었다. 또한 재밌는 건, 집안이 평범 이상일수록 그녀들은 여유가 있다는 것. 쇼핑으로 아이덴티티를 확인해야만 하는 모 블로거도, 집안 자체가 잘 먹고 잘 사는 집안이더라. 그녀들이 비정규직, 사회의 소외계층에 눈돌리는 것은 고마울 따름이나, 의아하기도 하다. 또한 얼마 전 결혼한 평생 백수 모군. 왜 그렇게 일도 안하고 찌질하게 사나 했더니 역시 결혼은 멀쩡하게 하고 여전히 일도 찌질한 것만 하지만, 미국도 가고, 여기저기 다니며 잘 산다. 삶에 여유가 있다. 남 걱정도 하고, 다정하고, 술마시고 놀기도 잘한다. 마음의 여유가 있거든. 참, 나는 가지기 힘든 그것. 마음의 여유.


우리 집은 사돈 팔촌 다 뒤져봐도 사람 자체가 없을 뿐더러, 잘난 인간 하나 없지. 외국에 사는 인간도 없고. 제대로 된 결혼 생활 하는 사람도 없고, 여자의 입지가 든든하게 구축한 곳도 없고, 자식한테 소외받고, 젊어서는 남편한테 종속당하고, 늙어서는 남편이 제 구실 못하거나 죽고, 뭐... 이런 집안 뿐. 게다가 여식들은 다들 결혼을 못하고 늙어가지. 집안이 필 날도 없고, 그저 그렇게 짜부라들 것이라는 건 뻔해. 그리고,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하고, 누구도 야망도 없지. 그게 틀리구나. 뭘 해도 아무 것도 하지 마라, 조심해라, 위험하다, 이런 말 뿐. 그냥 죽지 그래. 가진 것도 없으면서 뭐가 그렇게 두려운 지. 어차피 잃을 것도 없는데.


지갑이 두둑한 날은 마음이 여유롭고 누구를 만나도 마음이 편하지. 집안이란 그런 것 아닐까 싶어. K언니도 항상 말하지. 우리 집안은 운운. 우리 집안은 나 빼고 다 의사 판사 변호사야. 다 명문대 나오고 잘 살아. 다들 사업하고 훌륭해. 그리고, 실제로 그렇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다들 돕지. 물론, 그렇다고 커뮤니케이션 잘되고 행복한 건 아니지만, 여성들은 질높은 삶을 누리지. 적어도 물질적으로는.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것은 잘 사는 집안이나 못 사는 집안이나 도달하기 어려운 호사일 수 있어. 그러나, 물질적으로나마 고통없이 평화롭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것을 선택할 여유를 주지. 물질적으로 어려운 집안은, 정신도 피폐해지기 십상이야. 당연한 거 아니겠어.


박복하다는 게 이런 건가 싶어. 오랜만의 가족 모임인데도 이미 결혼한 딸네 집에 묵어야 하고, 나머지 둘은 결혼할 능력도 예정도 없으니. 참, 생각할수록 암울해. 낼모레 환갑이고 남들은 골프 즐기며 살아갈 때인데, 홀홀단신 단칸방에서 공장노동자로 병원 다니며 쓸쓸하게 혼자 살아야 하다니.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슬프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나에게 같은 불행이 닥치지 않기만 바랄 뿐이야.


평생 치킨 하나 사먹는데도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하다니. 이 불행은 아버지로부터 시작된 것도 아니고, 가난하고 가난한 집안끼리 만나 셋이나 자식을 낳았기 때문이기도 해. 그 둘은, 개인적으로도 경제적 능력이 없었지만(가사나 육아도 소질없음), 집안도 그들을 도울 수 없었거든. 둘다 머리도 나쁘고, 사기칠 만큼 악하지도 못하고, 생활력도 없어. 왜 결혼하고 애를 낳을 거야. 대책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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